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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책방

<독후감>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 고미숙

by 디자이너 jay 2016. 10. 24.



고전평론가 고미숙 샘의 동의보감 해설서.

몸과 인생에 대한 동의보감의 통찰력.

그리고 병에 대한 다른 관점들을 말해줍니다.






아파야 산다. 132


사람들은 아프면 병원에 간다.

불안해 한다. 큰일 난다.

병은 없어져야 할 악의 존재인가?





존재가 지는 이 태생적 불균형에 대해선 물리학적으로도 설명가능하다.

알다시피 지구는 23.5도 기울어져 있다.

태양이 도는 길인 황도 역시 찌그러진 타원형이다.

지구가 완벽한 구의 형태를 갖추고 있고,

황도 역시 원형의 궤도를 돈다면

지구에는 어떠한 생명체도 불가능했을 터이다.


요컨대 어긋남이, 기울어짐이,

울퉁불퉁함이 생명을 만들어 낸다.

불교에서 태어남 자체가 고(苦)라고 말하는 것이나,

고대 인도 아유르베다 의학에서 태어남 자체를

하나의 질병이라고 간주한 것도 그 떄문일 터이다.




우울증 99


현대인들은 워낙 약과 수술에 의존하다 보니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도 호르몬요법이나 뇌수술따위로 해결하려 들지만

그건 결코 근본적 치유책이 될 수 없다.

상식적인 말이지만, 모든 질병은 일상의 흐름과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다.

따라서 병을 치유하려면 궁극적으로 일상을 재배치하지 않고선 불가능하다.

우울증은 더더욱 그렇다.

사람들 속에 들어가 웃고 떠들고 먹고 자고 하다 보면

울체된 기운은 절로 '통하게' 되어 있다.





모든 사람은 수소폭탄과 같다 124


특별히 건강하지 않아도 평균 체격을 가진 성인이라면 몸속에 적어도

7x10^18 줄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대형 수소폭탄 30개 정도가 터질 때의 에너지란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런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런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빌브라이슨 <거의 모든것의 역사>




변화 129


동양사상은 우주와 생명을 어떤 실체들의 종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흐름이자 운동으로 본다.

우주는 다른 말로 바꾸면 시공간이다.

시간은 공간의 다른 펼침이다.

그리고 시공간이 변화해 가는 리듬을 자연이라 한다.

스스로 그러함이란

변화의 차서(시간적순서와 공간적 질서)를 뜻한다.

따라서 삶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